‘지속가능한 개발’. 1992년 국제환경연합개발회의에서 논의된 이후 도시개발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이다. 이를 구체적으로 연구하기 위해 우리대학에 설립된 공학대학원 조경학과가 올해로 30주년을 맞았다. 조경학과는 82년 설립된 이래로 약 500명의 조경학 석·박사를 배출하며 한국 조경분야의 발전을 이끌어 왔다. 이번 조경학과의 30주년 기념행사는 ‘한양조경 30년! 한국조경 FOREVER!’라는 슬로건 아래 △세계석학 초청특강 △한양조경 30주년 기념식 △’한조인의 밤’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되었다. △ 세계석학 초청특강 - 스타이너(Fredrick R. Steiner)교수의 ‘지구환경을 위한 생태설계’ 한양조경 30주년 행사의 첫 프로그램은 지난 10일 오후 2시부터 서울캠퍼스 HIT 6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생태조경특강 세계석학 초청특강이었다. 이 날 행사는 도시대학원장 조세환 교수(도시설계·조경학과)의 환영사로 첫 문을 열었다. 이어 공학대학원 원장 최재훈 교수(공과대·융합전자)는 축사에서 “지구 환경이 많은 개발로 파괴되고 있다”며 “이러한 이유에서 생태설계를 통해 환경을 보호하는 개발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말을 전했다. 한국조경학회 양홍모 회장 역시 친환경적 개발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이번 세미나가 생태 설계의 발전에 기여하기를 바란다”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식전행사 후, 특강은 ‘지구 환경을 위한 생태설계(Ecological Design for a Vulnerable Plannet)'를 주제로 시작됐다. 강연자인 텍사스 주립대학 프레드릭 스타이너(Fredrick R. Steiner)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생태설계(Ecological Design)의 열풍을 일으킨 이안 맥하그(Ian McHarg) 교수의 후계자로, 맥하그 교수의 생태설계 이론을 더욱 발전·완성시켜온 세계적 학자다. 스타이너 교수는 강연에 앞서 “이번 강연을 위해 1997년과 2000에 이어 12년 만에 한국에 입국했다”며 “환대해 준 한양인들에게 큰 감동을 받았다”는 감사인사를 전했다. “취약한 지구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디자인은 조경 분야의 가장 큰 화두”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이 날 특강은 취약한 지구 환경(Vulnerable Planet)에 대한 소개 및 사례 발표를 통해 생태설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새로운 청사진을 제시하는 내용으로 진행되었다. 스타이너 교수는 2001년 일어났던 9.11 테러를 화두로 던지며 본격적인 강연을 시작했다. “비행기 파편 조각이 떨어진 국립공원은 그 현장을 보존하기 위한 국제 디자인 공모전을 실시했다”며 “이는 재해가 발생해 피해를 입은 현장을 우리의 삶 속에 녹이려는 노력이었다”는 말로 도시 디자인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이어 “지구가 점점 더 외부의 자극에 취약해지고 있다”며 허리케인 카트리나, 쓰촨성과 아이티, 칠레의 지진, 호주와 브라질의 홍수 등 자연재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지구가 입고 있는 이러한 피해를 최소화할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 이는 생태학을 근간으로 한 도시계획과 설계가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어 미국 마이애미주를 보여주며 ‘지구를 위한 도시 디자인’의 중요성과 효과에 대해 설명했다. 이는 홍수 다발지역이었으나, 환경을 가장 우선순위에 둔 새로운 도시계획을 수립해 홍수 피해를 현저히 줄인 좋은 예가 되었다. “친환경조경인증제도의 도입과 지구를 위한 도시 디자인이 시급한 과제” ‘지구를 위한 도시 디자인’은 더 넓은 차원에서 지구를 바라보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도시를 만들 수 있다는 주장의 근거가 된다. 이를 위해 스타이너 교수는 조경과 도시계획 분야의 생태적 접근을 끊임없이 주장한다. 인간과 자연으로부터 초래되는 재해들은 지구를 배려하는 디자인을 통해 횟수와 정도를 줄여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스타이너 교수는 건축분야에서만 적용되고 있는 친환경건축물인증제도(LEED)를 조경분야에서 도입하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해왔다. 현재의 LEED는 조경에 대한 부분은 소극적으로 언급하고 있어 건축물의 외부 공간에 대한 규제가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주장. 이러한 이유로 그는 조경 분야에서의 친환경인증제도 도입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스타이너 교수의 강연에 이어진 조세환 교수의 발표는 한국조경의 40년을 돌아보고 미래에 우리 조경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내용으로 진행됐다. 조 교수는 “한국조경은 산업화 추진 과정에서 도입된 것”이라며 정원에서 조원, 조경으로의 진화 단계를 거치지 못했다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조 교수는 이에 대한 앞으로의 전략으로 ‘지식정보문명의 조경지형’을 찾는 것을 꼽았다. 그는 “지속가능성, 혼성과 융합 등 새로운 가치들을 조경에 지속적으로 접목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사회와 도시 자체를 자연계의 재순환, 복원, 수용력이라는 관점에서 재조명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 한양조경 30주년 기념식? ‘한조인의 밤’ 같은 날 오후 5시부터 동문회관에서 진행된 한양조경 30주년 기념식에는 많은 내빈과 동문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임덕호 총장은 “조경학과의 3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30주년을 맞아 동문들이 모여 모교와 호흡한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앞으로도 모교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동문들이 되길 바란다”는 말과 함께 “멀리 텍사스 주립대학에서 오신 스타이너 교수께도 깊은 감사를 전한다”며 특강을 마친 스타이너 교수에게도 감사인사를 잊지 않았다. 발전기금 전달식과 함께 감사패 증정, 자랑스러운 동문상 시상, 기념도서 헌정식 등의 순서로 진행된 기념식에 이어 오후 7시부터 한조인의 밤도 진행됐다. 이 날 행사는 조경학과 교수와 동문, 그리고 재학생들이 조경학과의 30주년을 자축하며 앞으로 한양을 뛰어넘어 더 넓은 곳에서 이름을 떨칠 한양 조경의 미래를 다시 한 번 다짐하는 자리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