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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친환경등급제 효과는?…전문가 갑론을박
2018-08-01 13:16:51 조회수3309



 

 

【서울=뉴시스】박대로 기자 = 서울시가 자동차 친환경등급제를 시행하고 내년부터 공해물질을 많이 배출하는 하위 등급 자동차의 시내 진입을 제한할 예정이다. 이 제도의 효과와 실현 가능성을 놓고 전문가들이 갑론을박을 벌였다. 

 한진석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부연구위원은 27일 오전 서울시청 서소문별관에서 열린 '서울시 자동차 친환경등급제 도입방안 마련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등급제 도입시 효과를 분석했다. 

 서울시 등록차량 중 경형·소형·중형차량의 9.3%(0만8000대)가 최하위인 5등급, 12.4%(27만6000대)가 4등급으로 추산됐다. 대형·초대형차량 중에서는 4.0%(3만4000대)가 5등급, 4.2%(3만6000대)가 4등급으로 추산됐다. 


 5등급 차량을 시내에서 운행하지 못하게 하면 서울시 도로 수송 부문 초미세먼지(PM2.5) 배출량의 16.1%가 감소된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만약 5등급은 물론 4등급 차량까지 진입을 금지하면 초미세먼지 총 배출량의 27.6%가 감소하는 것으로 예상됐다. 

 서울시민 상당수가 자동차 친환경등급제에 찬성한다는 조사 결과도 공개됐다.

 서울연구원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올 6월15~29일 만 19세 이상 서울시민 602명(95% 신뢰수준에서 표준오차 4.0%p)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친환경등급제에 따른 자동차 운행제한 에 찬성하는 응답자가 78%였다. 매우 필요하다는 18%, 필요하다는 59%였다. 보통은 13%, 필요하지 않다는 8%, 전혀 필요하지 않다는 1%였다. 다만 5등급 차량 보유자의 찬성률은 36%에 그쳤다. 

 서울연구원은 "자신의 차량이 자동차 운행제한에 할 경우 시민들은 대부분(4 명중 3명) 배출가스 저감장치 부착 의사가 있었다"며 "운행제한 대상 차량이 단계적으로 확대된다면 시민 5명 중 3명은 다음 차량 구매 시 초저공해차량 구매의사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토론회장을 찾은 조명래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장은 "서울시 미세먼지 총 발생량의 40%가 운송부분에서 나온다. 자동차를 관리하지 않고는 미세먼지 저감은 어렵다"며 "서울시에서만 도입할 게 아니라 서울시를 시작으로 전국 주요도시에 모두 도입돼야 한다. 나아가 전 국토에 도입돼야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서울시와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은 자동차 친환경등급제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이날 토론회에서는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와 실효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전문가들은 찬성률 78%라는 조사결과에 의문을 제기했다.

 강광규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했을 때인 6월에 조사를 한 것으로 안다"며 "요즘처럼 미세먼지가 심각하지 않을 때 조사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선우영 건국대 교수도 "친환경등급제 도입 찬성 여부를 묻는 질문은 응답자가 얼마나 세련된 사람인지를 묻는 것과 비슷하다"며 "그런 부분이 반영된 조사 결과인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송상석 녹색교통 사무처장 역시 "서울시에서 다니는 차량 중 절반이 경기·인천 차량"이라며 "설문조사 대상에 경기·인천시민까지 포함해야 했다"고 말했다.

 진입제한 대상이 되는 5등급 차량 운행자를 위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용근 환경부 교통환경과 사무관은 "평균효과에 의해서 많은 사람들이 등급제를 수용하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조사결과를 보면 5등급 차량 보유자의 30% 이상은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등급제가 상위 등급으로 올라가라는 식의 신호가 될 수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잘 안 되는 부분을 어떻게 대응할지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경두 인천연구원 인천기후환경연구센터장은 "조사결과를 보면 어린이와 노인 등 취약가구원 응답자 중에서 등급제에 반대하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사회적 약자에 관한 부분을 친환경등급 안에 담아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전국개별화물연합 관계자는 이날 토론회장을 직접 찾아 화물운송업자들의 입장을 대변하며 자동차 친환경등급제에 불만을 드러냈다. 

 이 관계자는 "전국 시민을 대상으로 제주도 난민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본 결과와 같은 문제를 제주도 시민에게 물어본 결과는 분명히 다르다. 제주도민 80%는 반대한다"며 "등급제가 뭔지도 모르는 사람들한테 물어본 조사결과에 대해서는 평가할 가치 자체를 못 느낀다"고 말했다.  

 자동차 친환경등급제가 각종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전망도 있었다. 등급제가 서울시의 의도와 달리 상위 등급 차량의 서울시내 통행량을 늘려 교통체증을 악화시키는 이른바 풍선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강광규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운행제한으로 하위등급 차량이 나머지 지역으로 이동하는 풍선효과까지 생각하면 이날 연구결과 만큼의 효과가 있을지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조경두 인천연구원 인천기후환경연구센터장은 "친환경등급제가 활성화되면 대중교통으로 가야할 교통수요가 친환경차로 흘러가면서 오히려 도로교통 문제에는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고준호 한양대 교수는 "이탈리아 밀라노가 오염물질을 많이 배출하는 차량에 더 많은 요금을 부과해봤더니 이후 저배출 차량이 더 많이 들어오는 결과를 낳았다. 결국 밀라노는 제도를 바꿨다"며 "교통수요 관리 측면을 고려하지 않으면 또다른 효과로 돌아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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