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도시를 개발하되 도시 전체의 경관이 조화롭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도시 고유의 특징과 유산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도시 전반을 아우르는 '색채 관리'가 필요하다."
쿠라타 나오미치 일본공학원대학교 명예교수는 4일 경기 용인 시청문화예술원에서 열린 '2018 더 나은 도시 디자인 포럼'에서 "지구단위에서부터 보다 섬세한 관리가 필요하며 세부 디자인 계획에서도 다양한 평가 제도와 마스터플랜 등을 활용해 조화로운 도시를 디자인해야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속 가능한 도시 성장을 위한 도시 디자인의 미래'를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에서 쿠라타 나오미치 명예교수는 도시 개발과 경관의 조화를 위해서는 '체계적인 경관 컨트롤'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체계적 경관 컨트롤을 위해선 도시 마스터플랜 정리, 구역나누기(조닝) 제도 정립, 디자인 검토 제도 보완 등이 이뤄져야 한다"며 "환경평가 등 다양한 고려 항목과 디자인 가이드라인이 유기적으로 연계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체계적으로 경관을 컨트롤 하고 있는 곳으로 미국의 샌프란시스코ㆍ시애틀 등의 도시를 꼽았다. 미국은 다운타운의 지구계획 속에서 기존 거리와 관련성을 고려한 건축물 높이 규제와 거리의 연속성 등 디자인 요소를 철저하게 반영하고 있다. 이 영향을 받아 일본도 다양한 경관정리기법을 도입했다. 특히 하치오지시 등에서는 사전경관협의와 관련 제도를 통해 대규모 건축물과 중점지구 건축물 등의 높이와 디자인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색채' 역시 도시 개발의 중요 요소로 꼽혔다. 요시다 신고 무사시노대학 교수는 "프랑스 파리와 같이 고층 건물이 들어서도 아름다운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역사적인 건축물의 축적이 필요하다"며 "여기엔 지역의 풍토와 지형을 반영한 색채 계획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바탕으로 도시의 미래상과 넘치는 즐거움을 성장시키는 디자인을 제시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요시다 신고 교수는 "아파트 단지의 색채 계획에도 이같은 고민과 철학이 반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맥락에서 '아파트 공화국'의 저자인 발레리 줄레조 프랑스 사회과학고등연구원 교수도 "주거민의 생활을 결과적으로 열악하게 만들고 있는 '고층 주택의 역설'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교통, 녹지공간, 도시시설, 주거지, 이웃 등의 개념을 나란히 도시 디자인에 정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속 가능한 도시 성장을 위해선 '도시 활력' 역시 전제 돼야 한다. 구자훈 한양대학교 도시대학원 교수는 "중심시가지 활성화를 위해선 공공에서 먼저 도심중심기능을 회복하고 도심 거주기능을 강화해 인구를 집중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도시재생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선 젊은 청년, 활동가, 창업가 등 활동주체의 열정과 외부 및 민간전문가와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